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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청춘’ ‘퀴퀴한 일기’ 웹툰 작가 이보람의 ‘즐거운 인생’

 

[4월의 행복초대 36.5’C 주인공] 이보람 웹툰 작가
‘fiction or nonfiction’을 작업하고 있는 웹툰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그녀는 ‘2b’ ‘미쓰리’ ‘민요 작가’ 등의 닉네임을 가지고 있다. 대표작은 5년째 연재 중인 네이버 베스트 도전의 ‘퀴퀴한 일기’와 교보문고 북뉴스의 ‘어쨌거나, 청춘’ 등이 있다. 대부분 장기 연재 중이라 웹툰계의 토지를 그려보자는 야망을 품고 있다.

 

Q. 안녕하세요, 먼저 4월 행복초대 36.5’C 주인공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현재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계신데, 웹툰 작가로 전향하게 된 계기가 아주 인상 깊더군요! ‘직장인 코스프레 생활을 거치다가 체질이 아니어서 과감하게 때려치우고, 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한 만화’라고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아요!


아마도 삼십 대인 지금이라면 절대 하지 못 했을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 없고, 개념 없고, 철이 없었기에 가능했던 거겠죠? 물론 제가 선택했던 회사가 제 전공과, 적성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기에 조금 더 쉬운 선택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Q. 회사 다닐 때와 웹툰 작가로서 활동할 때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그리고 현재의 삶에 만족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시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조직에서의 업무시간은 이따금씩 비효율적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는 그런 소모적인 시간들을 모아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죠.

 

물론, 게으름뱅이라 그렇게 값지게 모아진 시간들을 허투루 써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조직생활을 하다 보면 ‘왜 내 한 몸 하얗게 불태워 회사의 배를 채워주고 있는가’라는 회의감에 휩싸일 때가 있는데, 저는 지금 제가 하는 만큼의 커리어가 쌓이기 때문에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그에 따르는 책임감과 불안함도 크긴 하지만요. 어떻게 제 인생이 이렇게 흘러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웹툰을 그리고자 마음먹은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괜찮았던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는 굉장히 행복합니다.

 

 

Q. 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했던 만화지만 웹툰 특유의 매력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웹툰 작가로 활동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작가님이 느끼시기에 웹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서사에 능한 작가도 아니고,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도 아니지만 시시콜콜한 우스갯소리나 저질스러운 농담, 그리고 인생에 대한 완성도 없는 조언들이 되려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Q. 회사를 그만두고 웹툰 작가로 활동하기까지 작가님의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보면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듯 합니다. 작가님의 평소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편인가요?

사실 활동적인 편은 못됩니다. 여행도 잘 모르고, 모르는 동네에 가면 위축되고 그래요. 운동을 좋아해서 시간 날 때 짬짬이 운동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또 술을 좋아하는 편이라,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반주하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_<) 하지만 삼십 대 중반이 되어가니 친구들이 다들 건강관리를 하더군요. 요즘 이런 부분이 다소 불만스러울 따름입니다.^^

 

 

Q. 작가님이 추구하는 또 다른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것이 있나요?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표현을 처음 들은 게 아마도 이십 대 중반쯤이었던 것 같은데 아직도 저는 이 말이 그렇게나 근사해 보일 수가 없습니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게.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게.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속도, 겉도!

 

 

Q. ‘이보람 작가’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수식어가 있다면 ‘미녀작가’가 아닐까 싶어요. 실제로 미인 이십니다만, 미녀작가라고 불리게 된 계기라든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나요?

제가 그땐 어렸고, 경솔했습니다. 심심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웃음)

 

 

Q. 이제부터는 이보람 작가님의 웹툰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어쨌거나 청춘’ ‘미쓰리의 퀴퀴한 일기’ ‘그래도 사랑은’ 웹툰 특징들을 살펴보면 자신과 지인들, 20대 청춘들을 대상으로 한 소재가 많고, 깨알 같은 의성어 사용이나 농익은 개그가 많습니다. 소재 대상은 100% 모두 실존하는 인물들인지, 작가님 특유의 감성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fiction or nonfiction’이라는 큰 제목을 지은 이유는 조금 더 당당하게 거짓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퀴퀴한 일기’는 보통 저의 일상을 담고 있기에 많은 부분이 실제의 경험이지만 그 외의 작업들은 대부분 픽션입니다. 그리고 웹서핑을 할 때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 아무래도 관찰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입을 하죠.

 

가끔씩 지나치게 이입했을 때는 누군가의 경험을 저의 기억으로 착각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사실 저의 생활은 조금은 지루한 면이 많아요. 그래서 간혹 흥미진진한 상황에 대해 많은 상상을 해요. 이를테면 집에 들어와 바지를 당장 벗고 싶은데, 너무 꽉 낄 때 있잖습니까? 그럴 때 옷! 하면 쑥! 벗겨진다거나 하는... 생각만 해도 통쾌 하네요.

 

 

 


Q. 많은 독자들 가운데, 특히 20대들이 이보람 작가님의 웹툰을 보고 ‘재미있다’ ‘공감 간다’ ‘감동이다’ 라고 이야기합니다.(행복한:D도 마찬가지) 20대들에게 사랑 받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삼십 대가 되면 딱 떨어지는 솔루션을 후배 동생들에게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완성인 채로 어른이 되었고, 그 불완전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바보 같아 보일 수 있는 부분이지만 모자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뻔뻔스러움에 조금은 힘을 얻어 가시는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Q. 주변에서 독자들의 반응을 실제로 느껴본 적 있을 것 같은데, 긍정적인 반응을 느낄 때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요?


너무 기쁘고, 너무너무 부끄럽습니다! 위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저의 모자란 모습을 고스란히 알고 있는 타인과(심지어 저는 그 사람의 이름조차 모를 때!!)
팬티만 입고 버스 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그렇게 한참을 귀까지 빨개져 난리를 치다 이내 마음속 깊이 고마운 마음이 솔솔 나옵니다. 참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지요^ㅁ^

 

 

Q. 그렇다면 독자들의 반응이 없을 때는 어떤 생각이 드나요?

아, 가끔 제가 만화를 그리면서 혼자 빵 터질 때가 있습니다. 주책바가지 같지만 제가 봐도 진짜 웃길 때가 있어요. 그런데 반응이 싸하거나 그 부분에 대해 언급해주시지 않으면 혼자 토라지기도 합니다. 독자 분께서 옆에 계시다면 어깨를 흔들면서 귀찮게 하고 싶어요. 이게 안 웃기냐고 막 쫓아다니면서 묻고 싶을 때가 있답니다.^^

 

 

Q. 그동안 작업했던 웹툰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하나하나 저의 시절들이 담겨있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가는 한 녀석을 고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유독 고되게 작업했던 "그래도 사랑은"은 지금도 보면 책을 와락 안고 싶을 만큼 마음이 애잔하긴 합니다.

 

 

Q. 웹툰 연재하시면서 어렵거나 힘든점은 없나요?

소재를 구상하는 게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엄청 재미있는 소스가 있는데 이걸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난감할 때, 그럴 때 정말 구레나룻을 다 뽑고 싶을 만큼 마음이 답답합니다.

 

 

Q. 반대로 웹툰 연재하시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어떤 것이 있나요?

즐거움은 역시 뭐니 뭐니 해도 독자들의 피드백입니다. 댓글을 모두 다 읽고 있는데요. 공감하며 본인의 이야기를 덧붙여 주신다거나, 제가 던진 농을 한 수 위의 농으로 받아 쳐 주실 때, 정말 즐거워서 모니터 앞에서 껄껄거릴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댓글 확인할 때가 하루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Q. 최근 웹툰 산업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인데, 이러한 현상을 이보람 작가님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작가와 독자와의 거리를 좁혀주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입장에서 누군가에게 보일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진다는 것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고, 감사한 일입니다.

 

이런 매체들이 없었다면 저의 작업물들 역시 습작으로 남았을 공산이 크겠지요. 그리고 독자들은 (저 역시 독자이기도 하니까요) 쉽고 간편한 방법으로 양질의 콘텐츠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게 반갑겠지요. 다만 저는 만화책을 보고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만화책 산업의 붕괴는 팬으로서 안타까운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만화책이 주는 즐거움은 웹툰의 그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으니까요.

 

 

Q. 이번에는 동부화재 블로그 ‘행복초대 36.5도’의 공식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작은 소망이 있다면 ‘행복’이 아닐까 싶은데요, 작가님의 행복 기준은 무엇이며, 행복의 정의에 대해서 답변 부탁드립니다.


덩치가 큰 기쁨은 어째선지 여운이 짧았던 경험이 많이 있습니다. 혼자 혹은 누군가와 일상을 나눌 때, 그 마음의 모양새가 비슷하다면 저는 그게 가장 이상적인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를테면 쭈뼛 거리며 건넨 사과를 머뭇거리며 받아준다거나, 누군가를 향해 잇몸을 드러내며 활짝 웃었을 때 역시 같은 미소로 화답을 해준다거나, 저녁 식탁 김치찌개에 보내는 찬사에 동조를 해주는! 어찌 보면 시시한 것들 말이죠. 어쩌면 얼마나 자각하고 있느냐가 행복지수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Q. 작가님의 웹툰을 보는 사람들은 작가님으로 하여금 작게나마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리라 예상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분들께 힐링이 될만한 긍정적인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배 아프게 부러운 사람도 남모르는 고충이 있을 테고, 혀가 끌끌 차일 정도로 안타까운 사람도 나름의 행복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제보다 오늘이 힘들고, 오늘보다 내일이 힘들 것 같지만 분명한 건 마냥 나쁜 경우는 없으니까. 또 웃을 일 생기니까 저를 포함한 모두가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하루 못된 짓 안 하고 살다 보면 가끔은 미운 사람 뒤로 넘어져 코 깨진 소식에 깨소금 볶는 날도 있으니까요!

 

 

Q. 끝으로 이보람 작가님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를 들으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간신히 젓가락질 할 수 있을 때까지 태블릿 펜을 잡고 싶습니다. 오래오래 웹툰 작가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독자들과 같이 늙어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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